가정폭력 이혼, 소송 시작 전 ‘안전 설계’부터 ··· 조정도 사건별 판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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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10-06본문
최근 가정폭력 피해자의 임시 거처가 이혼 소장에 기재돼 상대방에게 노출되면서 피해자가 끝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혼 과정에서 피해자의 개인정보와 안전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달 가정폭력 피해자가 사건 담당 재판부에 '재판기록 열람 등 제한신청서'를 제출해 주소 등 공개를 원하지 않는 개인정보를 특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제도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의 개인정보 보호조치가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가사사건에서 접수된 개인정보 보호조치 신청은 970건이며, 이 중 처리가 완료된 309건 가운데 170건이 인용됐다. 피해자가 직접 제도를 알고 신청해야 보호받을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소송을 시작하기 전 단계부터 어떤 정보를 가릴지 미리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폭력 이혼은 단순히 배우자의 폭행이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이 피해자의 거주지나 직장 등을 파악할 가능성은 없는지, 반복적인 연락이나 찾아오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자녀를 이유로 지속적인 접촉 가능성은 없는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폭행이나 협박, 정서적 학대가 반복됐다면 경찰 신고 내역과 진단서, 상처 사진,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적법하게 확보된 녹취, CCTV 등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 피해자가 폭력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더라도 실제 이혼소송이나 위자료 청구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물증이 판단의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변 위협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이혼절차와 별도로 보호조치도 검토해야 한다.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피해자보호명령을 통해 상대방을 주거에서 퇴거·격리하거나 일정 거리 이내의 접근과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 사건의 심각성에 따라 친권이나 면접교섭권 행사의 제한도 함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정폭력 이혼에서는 양육권이나 친권뿐 아니라 면접교섭 방식을 어떻게 정할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단순히 ‘부모와 자녀는 정기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원칙만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폭력의 정도와 자녀가 실제로 경험하거나 목격한 상황, 현재의 안전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면접교섭의 방법과 범위를 제한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실무 현장에서는 당사자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둔 절차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맞춤형 조정이혼 서비스 ‘뚝딱이혼’을 운영 중인 법무법인 여름은 가정폭력 사건을 검토하는 경우에도 단순히 절차를 빨리 끝내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 피해자의 안전과 사건의 특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상대방과의 직접 접촉 자체가 위험하거나 폭력이 현재진행형인 사건이라면, 보호명령이나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동반한 소송 대응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안전이 확보돼 있고 당사자 간 일정 부분 협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변호사를 통해 재산분할, 위자료, 양육권, 양육비, 면접교섭 등 주요 조건을 정리한 뒤 조정절차를 통해 해결을 시도할 수 있다.
배선경 법무법인 여름 대표변호사는 “가정폭력 이혼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나 빨리 이혼하느냐가 아니라, 피해자가 다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정망을 구축한 뒤 이혼 이후의 재산과 자녀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매듭짓는 것”이라며 “뚝딱이혼과 같은 비대면 조정 시스템 역시 모든 사건에 동일한 공식을 적용하기보다 선제적으로 위험도를 진단하고, 조정이 적합한 사건이라면 직접적인 충돌과 감정 소모를 줄이면서 필요한 조건을 조정조서에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폭력이나 신변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면 경찰 112에 신고하거나 여성긴급전화 1366을 통해 24시간 상담과 긴급보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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